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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사망자수 감소 일등공신 ‘안전벨트’[인터뷰] 조수영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교통팀 차장

[시큐리티월드 민세아 기자] 교통사고로부터 절대적인 안전을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운전자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의 피해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최악의 경우 차량 밖으로 튕겨나가 즉사할 수도 있다. 안전벨트는 이런 위험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중요한 장치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안전 교육에 나서고 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의 충격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이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교통팀의 조수영 차장을 만났다. 조 차장은 교통사고와 차량을 관리하는 교통안전파트의 파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조수영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교통팀 차장ⓒ시큐리티월드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제작하게 되신 계기와 제작 과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15년 전 전주지사에서 근무할 당시 순찰원이 가져온 사고 보고서의 사진이 계기가 됐습니다. 사진에는 5세 여자아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차 밖으로 튕겨 나온 채 사망해 있었고, 아이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했던 엄마는 입 주위에 피가 잔뜩 묻은 채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망한 여자아이가 제 딸과 비슷한 또래였기 때문에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공사에서 안전벨트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해왔지만 당시에는 안전벨트 착용률이 저조했고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인한 사망자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안전벨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체험기가 아닌 교육적이면서 즐거움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체험기를 고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5년 후인 2008년 충돌형 시뮬레이터와 전복형 시뮬레이터 두 대의 체험기가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두 시뮬레이터의 기능을 보강하고 복합 회전형 시뮬레이터까지 추가로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아이들은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놀이기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360도 회전하거나 갑자기 충돌하듯 멈추는 것이 놀이기구처럼 재밌거든요. 한번 체험기를 이용한 아이들은 계속 타고 싶어 합니다.

반면에 어른들은 처음에는 쑥스러워하지만 막상 시뮬레이터를 타고나서는 반응이 달라집니다. 체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처음엔 별거 아닌 것처럼 느꼈는데 막상 타보니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입니다.

공사에서 학교 등을 방문하거나 지자체 행사를 통해 안전벨트 시뮬레이터 체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50건의 체험 캠페인이 진행됐으며 10만명 정도의 인원이 시뮬레이터를 체험했습니다.

최근 교통사고 사망자 수 중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사망한 비율은 어느 정도입니까
2016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238명 중 안전벨트 미착용 사망자는 60명입니다. 고속도로 순찰 차량이 사고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병원에 후송되는 등 사고 당시 안전벨트 착용 여부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1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한편, 최근 3년간 13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는 188명입니다. 유형별로는 보행 중 사망자가 103명, 자동차 승차 중 사망자 64명, 자전거 탑승 중 사망자는 19명입니다.

이 가운데 자동차 승차 사망자 중 안전띠 착용을 한 경우는 사망률이 0.12%인데 비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0.43%로 3.6배 높았습니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07년도 179명에서 지난해 71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지만 안전벨트 미착용 사망자는 되려 늘었습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카시트 사용이 의무화됐습니다
영국 아동사고 예방재단의 발표에 따르면 카시트를 착용할 경우 어린이 사망사고의 90%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삼성교통문화연구소에서도 카시트 미착용 시 사망률이 7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카시트의 중요성에 대해 일반인들이 많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로교통법 제50조에 의거 6세 미만의 어린이가 차량에 탑승할 경우 의무적으로 카시트 등 유아보호용 안전 장구를 착용하도록 법제화돼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카시트 착용률은 4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독일 96%, 미국 94%, 영국 92%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6세 미만의 어린이가 카시트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6만원에 불과한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처벌이 미약해 착용률이 저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의 경우 최대 500달러(약 56만원), 영국은 최대 500파운드(약 72만원)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단속은 경찰청이나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지만 일일이 단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안전문구에도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요
기존에 고속도로에 설치된 VMS에 표출되는 문구는 ‘졸음운전은 살인행위’ 등과 같이 딱딱하고 직설적이었습니다. 고객들은 이런 문구가 보기 불편하다고 계속해서 항의했습니다. 이에 고객들이 편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감성적 홍보 문구를 만들면 어떨까 고민했습니다.

당시 유행이었던 드라마 명대사를 차용해 ‘응답하라! 전 좌석 안전벨트!’, ‘어머님의 소원! 빠른 만남이 아니라 안전한 만남입니다’ 등의 문구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설 연휴 전 VMS와 도로 위 현수막에 문구를 게시하고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휴가가 끝나고 회사에 복귀하니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2015년 설 연휴 기간 2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지난해에는 차량 화재사고를 제외하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이나 SNS에서도 ‘문구가 재밌어서 잠이 깼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올라왔습니다. 그 뒤로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문구와 공모를 통한 감성적 문구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교통사고 예방 사업을 계획중이신가요
공사에서는 앞으로도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졸음사고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6월 초 열흘간 식곤증으로 인한 졸음운전 피크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주요 톨게이트 9개소를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튜브형 아이스크림 5만개를 제공했습니다. 광역버스 10대에는 졸음 예방 문구를 랩핑해 6월 한 달간 홍보했습니다.

지난해 고속도로 보행자 사망사고가 7건이 발생했는데, 이를 막고자 보행자가 고속도로로 진입하면 경고 후 공사에서 신속하게 출동하는 ‘보행방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강의와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체험 교육도 계속 시행할 계획입니다. 

제 꿈은 우리 공사에서 교통안전 교육센터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각종 교통사고 동영상과 사진을 통한 시청각 교육부터 안전벨트 시뮬레이터까지 체험할 수 있는 센터로, 누구나 쉽게 교통안전 교육을 받게 만드는 것입니다. 안전벨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민세아 기자 (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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