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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CCTV 영상 보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는 생활형 CCTV들 ②어린이놀이터

[시큐리티월드 원병철 기자]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CCTV 1개를 설치하려고 하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CCTV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했으며, 각종 시민단체로부터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항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CCTV가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에 서로 내 집 앞에 CCTV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시군구 담당자들은 부족한 예산 때문에 머리를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iclickart

이렇게 CCTV가 생활형 장비로 인식되면서 그 설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6년 기준 전국의 공공분야 CCTV는 84만 5,136대에 달한다. 또한, 주택법이나 주차장법과 같은 생활 관련 법안에서는 개정안을 통해 ‘안전을 위한 CCTV 설치’를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해 설치한 CCTV의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CCTV가 ‘개인정보보호법’ 내의 ‘개인영상정보’에 포함되면서 그 설치와 운영, 관리 등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졌지만, 실제 사용자와 관리자들은 이를 정확하게 지키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CCTV는 범죄예방, 시설안전, 화재예방 목적으로만 설치가 가능하며, 녹음을 하거나 함부로 촬영 위치를 변경하는 등 조작은 금지된다. 촬영된 영상은 무단으로 유출하거나 공개가 금지되며, CCTV 영상은 별도의 관리자를 지정하고 다른 사람은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CCTV 운영방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난 ‘개인정보보호법과 생활형 CCTV들 ①주차장’ 기사에서 언급했던 주차장 CCTV나 이번에 설명할 ‘어린이 놀이터 CCTV’가 그렇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 내의 어린이놀이터에는 어린이 안전을 위해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CCTV가 촬영하는 영상은 월패드나 TV를 통해 입주민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내 아이들이 잘 놀고 있는 지 확인하려는 부모들을 위한 하나의 서비스인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어린이놀이터 CCTV 영상을 공동주택 입주자, 즉 아파트 입주자들이 월패드나 TV를 통해 지켜보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행정자치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운영 제한) 제6항’과 ‘표준개인정보 보호지침 제47조(개인영상정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에 따라 CCTV 운영자는 개인영상정보, 즉 촬영된 영상에 대해 접근통제, 접근권한 제한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놀이터에 설치한 CCTV 영상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각 세대의 TV 또는 월패드로 송출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6항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 쉽게 설명하면, ①아파트 관리사무소가 CCTV 영상을 잘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주민들에게 영상을 전송하는 것과 ②아파트 어린이놀이터가 반드시 아파트 주민만 놀거나 지나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주민에게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경우도 지난 번 주차장 CCTV 문제처럼 단순히 법적 문제만 따질 것은 아니라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지난 11월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미끄럼틀에서 놀다가 떨어진 사고만 보더라도, 어린이 놀이터에서의 사고는 눈 깜짝할 새 벌어질 수 있다. 부모가 항상 같이 있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에 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 어른들이 CCTV 영상으로 보고 있다면 급작스런 사고에 대처하기 훨씬 수월하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어린이 놀이터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사고뿐만 아니다.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꾀어내 벌어진 흉흉한 사건들을 생각해보면, 놀이터 CCTV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게 부모 등 주변 어른들의 생각이다. 법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건축되는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어린이 놀이터 CCTV 영상을 제공하는 만큼 이에 대한 법률적 재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병철 기자 (boanon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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